2022서울대 11명 합격까지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한민고가 6기 졸업생을 8일 배출했다. 2014년 개교한 한민고는 후기 일반고임에도 특목자사 못지않은 대입 실적을 자랑하는 고교다. 8일 기준 정시최초 합격자까지 합산한 2022서울대 합격자 실적이 총 11명(수시최초8명+수시추합2명+정시최초1명)이다. 경기도 파주시 농어촌 지역에 자리한 여건상 오로지 ‘공교육 저력’만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선발전형은 두 가지로 나뉜다. 군인자녀전형은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며 일반전형의 경우 경기도 내에서 모집이 이뤄지는 광역단위 전형이다. 한민고가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졸업생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한민고가 8일 6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사진=한민고 제공
<‘국방부장관상 수상' 육사 우선선발 배지선 양>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배지선 양은 육사 우선선발로 합격해 어릴 적 군인의 꿈을 실현했다. 아버지가 전방 보병사단에 근무하는 육군상사로, 다른 군인자녀와 마찬가지로 초등학교를 수차례 전학다니며 공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간호장교가 되기로 결심하고 군인이 되기에 좋은 학교인 한민고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중3 때 군인자녀교육진흥원이 주관한 MIU(Man In Uniform) 진로캠프에 참가해 육사에서 1박을 하며 한민고 졸업생 담임(멘토), 한민고 졸업 육사생도를 통해 육사 진학을 결심하고 한민고 진학의 꿈을 확고히 했다. 한민고에 입학한 후에는 주니어ROTC 동아리에 가입해 육사 진학을 위한 진로를 구체화해 정진한 결과 육사에 우선선발로 합격할 수 있었다.
배 양은 초등학교 때는 사교육 없이 학습지만으로 꾸준히 공부했고, 초6 겨울방학부터 동네학원에서 영어 수학만 사교육을 받았다. 한민고 진학 후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오로지 자기주도학습만으로 공부했다. 현재 육사 가입교훈련 참가로 졸업식에 불참한 배 양 대신 소감을 전한 배 양의 어머니는 “한민고를 목표로 한 결과 중학교 때는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으나 한민고 진학 후에는 적응에 어려움도 있었고 내신 성적도 중간 정도여서 좌절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민고에서 꼴찌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성적에 좌우되지 않고 육사를 목표로 꾸준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조기에 진로를 결정하게 해주고 막연한 꿈을 구체화해준 한민MIU진로캠프와 J-ROTC, 경제적 격차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한민고가 있어 꿈을 이루어 갈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배 양의 어머니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한민고 특성상 비슷한 진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옆에 있어 자극도 되고 서로 위안 될 수 있어 지치지 않고 목표한 길을 갈 수 있었다. 육사 면접 준비에 학교의 지원 시스템과 선생님들의 지속적인 조언과 노력이 없었다면 쉽게 이루지 못할 결과”라며 “지선이가 육사에 최종 합격한 공은 당연히 한민고라고 말해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민학원 이사장상 수상’ 서울대 의대 백주연 양>
학교법인 한민학원 이사장상을 수상한 백주연 양은 사교육 없이 자기주도학습만으로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백 양은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민고를 처음 접하고 편안하고 유쾌한 수업 분위기, 반 친구들이나 룸메이트 간의 끈끈한 우정, 깔끔한 시설들을 보며 진학을 꿈꾸게 됐다. 특히 전원 의무 기숙사학교라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백 양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며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 양은 고교 3년 내내 학원이나 인강 등의 사교육 없이 공부했다. 가족들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지지가 있어 해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백 양은 “어머니께서 고3 때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이메일을 보내주셨는데, 어머니는 어느새 내가 공부하는 이유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과도 서로 힘을 주고받았다.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하루의 처음과 끝을 룸메이트들과 함께 하게 되고, 오랜 시간 동안 학급 친구들과 한 공간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고 함께 ‘으쌰으쌰’하는 분위기 속에서 바른 공부습관과 인간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백 양은 “항상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하시고 모든 학생들의 학생부를 꼼꼼히 신경 써 주시고, 집 떠나온 어린 양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며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라는 위기에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애써 주신 선생님들께서 한민고의 자랑이자 정체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양은 한민고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백 양은 “중1 때 ‘나의 꿈 발표하기’ 대회에서 한민고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며 “여러분은 이미 누군가의 목표, 꿈을 하나 이룬 것이다. 현실과 이상이 달라 힘들고 포기하고 싶더라도 여러분은 너무나 대단하고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 너무 자책하지 말고 지금처럼 계속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연합회장이 멘토’ 고려대 경제학과 김민정 양>
경제학자가 되어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로 고려대 경제학과에 지원, 합격한 김민정 양은 군인자녀교육진흥원 이사인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멘토를 자청했다. 김 양은 한민고에 입학하게 된 동기에 대해 ‘한민고는 학생을 위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민고에서의 학창 생활에 대해 가장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양은 “수업을 통해 학문에 대한 흥미와 사고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었다. 주제를 직접 선정해 에세이를 쓰고, 친구들과 토론하고, 소논문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했다. 활동 중 어려운 부분에 대해 언제든지 선생님께 도움을 구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께서 높은 교육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수업과 활동 준비를 열심히 해 주신 덕분에 더욱 열정적으로 학업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도 한민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 양은 “선생님들께선 성적뿐만 아니라 공부습관, 진로, 진학, 전반적인 학교 생활과 기숙사 생활까지 모두 신경을 써 주셨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으셨기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있어도 항상 믿음직스러운 어른에게 보호받을 수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는 학년별 조언을 남겼다. 1,2학년은 학업 역량을 쌓아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정시 준비를 해야 하는데 활동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을 권했다. 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활동에 제대로 참여하는 것이 성적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활동은 모두 교과의 주제를 심화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능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3학년의 경우 모의고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직하게 공부하길 바란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기초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양은 “수험 생활에는 감정 조절이 필수”라며 “스스로에게 안정과 위로가 되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벽지 초교 학습봉사동아리 리더에서 선생님으로’ 공주교대 최서진 양>
학교 근처 벽지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습봉사를 해왔던 동아리 리더 최서진 양은 공주교대로 진학한다. 최 양은 입학 초기에는 전학을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낯선 환경이었지만 한민 길라잡이(현 교육 길라잡이) 동아리를 통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양은 “학원에서 시키는 공부만 하던 제게 온종일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많이 낯설었고, 수시 전형으로 교대에 입학한 선배가 없다는 사실이 두려웠다”면서 “교육 봉사 동아리인 길라잡이에 들어와 교육에 관한 탐구와 함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일요일마다 멘토링을 진행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멘티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는 동시에 많은 것을 배웠다.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대단히 행복했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의지의 원동력을 삼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민고의 우수한 면학 분위기와 수업 덕분에 사교육 없이 자율학습능력도 기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최 양은 앞으로도 많은 군인자녀가 불편함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양은 “한민고 설립에 노력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많은 노고와 애정 덕분에 좋은 교육환경에서 꿈꿀 수 있었다. 한민고에서 만난 소중한 친구들, 소중한 경험과 추억은 인생의 견고한 뿌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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